인터뷰

<튀는 자치 현장> 서울 서초구 책사랑방

이학성 기자 2009. 1. 22. 15:39

<튀는 자치 현장> 서울 서초구 책사랑방
참 좋은 '동네 도서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서울 양재동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정경미(가명·38)씨는 매일 장보러 가는 길에 들르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양재1동 주민센터 2층에 위치한 책사랑방. 큰 규모는 아니지만 요즘 서점가에서 인기 만점인 화제작에서부터 시, 소설, 수필, 경제서적, 어린이 도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곳으로, 주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용객들도 많아 대출순위 수위를 차지하는 도서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자주 들르다 보니 비슷한 시간대에 책을 빌리러 오는 다른 주민들과는 친분도 쌓여 인사와 함께 담소라도 나눌라치면 마치 이 곳이 동네 사랑방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서울 서초구가 각 동 주민자치센터에 설치한 '책사랑방'이 지역주민의 여가생활공간으로 정착되고 있다.



월 평균 1만3천여 명 이용

서초구는 주민들의 독서문화 증진을 위해 1999년 관내 18개 전 동 주민자치센터에 책을 읽고 대여할 수 있는 '책사랑방'을 설치해 9년째 운영하고 있다.

월 평균 1만3천여 명이 이용하고 있는 이 '작은 도서관'은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1곳 당 평균 9천여 권, 총 16만여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서점가에서 인기 만점인 화제작에서부터 교양, 경제, 어린이 도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고루 갖추고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주민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새 책 구입, 분류, 관리, 대출 업무는 자원봉사자가 맡고 있다. 때문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네 책사랑방을 주민이 직접 관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빈 책장을 이용해 주민들이 서로 돕고 나눌 수 있는 '도서 나눔터'를 설치, 헌 책이나 참고서 등을 기증할 수 있고, 필요한 책을 가져갈 수도 있게 했다.



집에서도 도서 검색 가능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18개 책사랑방은 올해부터 더욱 새로워진다. 18개 책사랑방을 하나로 묶는 통합도서관리시스템이 구축돼 지난 1월 15일부터 운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통합도서관리시스템은 책사랑방 뿐 아니라 최근 개소한 서초구청 북카페와 서초동 어린이 도서관까지 연계한 시스템이다. 서초구민이면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해 하나의 ID로 18개 책사랑방 전체와 북카페, 어린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며, 집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해 도서를 검색할 수 있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시스템과 연계해 석·박사 학위논문이나 전문 학술자료 등 보다 다양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으며, 24시간 도서반납 체계도 갖췄다.

책사랑방의 운영 및 관리도 한결 편리해진다. 주민자치센터별로 각각 운영되고 있는 도서 등록이나 분류 기준을 일원화한 덕분이다.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나 도서를 찾는 주민들이 혼란 없이 도서를 찾을 수 있으며, 도서대출 및 반납의 기준도 통일돼 연체자 관리 등도 보다 체계화될 전망이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책사랑방의 시설개선, 신규 도서 확충 등 지속적인 인프라 개선 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 이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