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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사무총장 제2기 연임

이학성 기자 2011. 6. 30. 14:51

 

 

                  “서구 위주 UN조직 한국적 철학ㆍ문화 접목”

                                           반기문 연임안 3초 만에 만장일치 통과… 2기 체제 리더십 기반 구축

 

 미국의 중심 뉴욕에 있지만 치외법권 지역인 유엔본부는 21일(현지시각) 한국인 유엔사무총장 반기문의 날이었다. 총회에 상정된 반 총장 추천 결의안이 192개 회원국의 박수 속에 통과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3초 정도였지만, 1시간 조금 넘게 열린 총회의 나머지 시간은 그에 대한 찬사와 박수로 채워졌다. 각 지역 대표들과 총회 주최국 미국 대표 등의 발언은 지난 4년 6개월간 반 총장이 보여준 헌신과 업적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찼고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반 총장의 두 번째 임기의 성공을 바라는 기원이 담겨 있었다. 북한 대표들도 반 총장의 연설이 끝나자 박수를 보냈다. 경쟁자가 없고 이미 반 총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탓인지 총회장을 메운 회원국 대표들은 반 총장의 연임을 축하하러 온 하객들처럼 보였다. 총회가 시작되고 넬슨 메소네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이 반 총장의 연임 추천 결의안을 제안한 후 조지프 데이스 유엔총회 의장이 반 총장 연임 안건을 공식상정하자 눈 깜작 할 사이에 192개 회원국 대표들은 박수로 반 총장의 연임을 승인했다.

 

세계 최고 외교관, 국제사회 국가 원수 예우

 회원국 대표들은 반 총장의 연임안이 통과된 뒤 내년부터 다시 5년간 `세계 대통령'이라는 중책을 맡게 될 유엔 수장이 총회장으로 입장하자 기립 박수를 보냈다. 유엔 관계자는 일부 남미 국가들이 지지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막판까지 이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해 축복받는 재선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절대적인 지지를 확인한 반기문 총장은 2기 체제를 더욱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끌어나갈 기반을 마련했다.

국제연합사무총장(國際聯合事務總長 United Nations Secretary-General)은 국제 연합의 주요기관 가운데 하나로서 국제연합 사무국의 수장이다. 국제연합사무총장의 권한은 16,000여명 직원임명권이 있는데, 산하기관까지 합하면 약 4만 명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또한 사무총장은 유엔 내 모든 기관과 협의 및 권고 권한과 국제분쟁 예방 조정과 중재 업무를 맡는 중책이다. 유엔 사무총장은 가히 세계 최고의 외교관이며, 국제사회에서 국가 원수급이나 행정수반에 준하는 예우를 받게 되며, 이 같은 예우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국제 연합을 하나의 국가로 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별도의 보안검색 없이 각국의 공항 출입이 자유로우며, 외국 방문 외교관 이상의 면책특권도 부여된다.

 

한반도 등, 국제평화ㆍ안전 입각 접근

 유엔 사무국은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비난이 많다. 직업의식도 부족하고 사명감이 없다, 그리고 전문성도 부족하다는 말이 있다. 이제 유엔을 좀 더 적실성 있는 기구로 바꾸어 나가야한다. 현재의 유엔은 신뢰의 위기에 처해 있다. 유엔 회원국, 유엔 사무국, 그리고 유엔 시스템 전반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행정 부분의 최고 책임자(Chief Administrative Officer)인 그는 유엔 사무국의 관료주의를 최소화함으로써 국제공무원들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제도적ㆍ문화적 개혁 조치들을 취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유엔은 재원에 비해 너무 방만하게 많은 아젠다를 다루고 있는데, 유엔이 수행하는 기능 중 비교 우위를 갖고 있는 분야를 찾아내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와 프로그램들의 업무수행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제고하고 있다.

또한 유엔 내 회원국 간 분열과 대립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유엔이 가진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회원국 간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정치적 의지를 한데 모아 회원국 간 갈등과 사무국 내부에 보이지 않는 갈등구도 등을 조율할 조율자(harmonizer)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반 총장 “유엔 문화 바꾸려 한국적 철학 도입"

 ‘세계 최고의 외교관'으로서 반 총장은 엄청나게 바쁜 1년을 보냈다. 132일을 출장지에서 지냈으며 58개국 120여개 도시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하루 수면 시간은 4시간30분에 불과했다. 반 총장은 “쉽지만은 않았지만 한국적 경험과 전통을 바탕으로 유엔의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등 문제 해결의 기초를 잘 닦았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총장집무실에서 뉴욕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새해엔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할 정도로 하루 28건의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날도 있다. 유엔총회 기간 10일 사이엔 120여명의 각국 정상급 인사와 회담하기도 했다. 아직 성공이란 표현을 쓰지는 않겠지만 유엔의 현안을 잘 해결하기 위한 기틀을 잡았다고 본다.

 

연임안 통과… “반 총장은 평화ㆍ안보 챔피언"

 반 총장은 입장하면서 통로 쪽에 앉은 국가의 대표들과 악수하며 미소로 자신을 지지해준 대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반 총장이 데이스 총회 의장 옆에 자리를 잡고 나서 이어진 지역그룹 대표들의 발언은 한국인 첫 연임 유엔 총장에 대한 지지의 진정성을 보여줬다. 아프리카를 대표해 첫 발언자로 나선 세네갈 대표는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기후변화 등 반 총장이 첫 임기 동안 이룬 업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아프리카는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한다"고 축하의 포문을 열었다.

아시아의 쿠웨이트 대표는 “반 총장이 연임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히려 국제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다시 유엔 사무총장직을 맡은 반 총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몰도바 대표는 동유럽을 대신해 ”전폭적인 지지로 연임을 축하한다"며 “반 총장은 지난 4년 6개월 동안 유엔의 다양성을 지키면서 열정적으로 일했다”고 평가했다. 라틴 아메리카의 볼리비아 대표는 “반 총장의 다음 임기에서도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서유럽과 기타 지역의 이스라엘 대표는 “반 총장의 새로운 5년도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축하했다.

 

반 총장 기립박수 속 입장…北 대표도 박수

 총회 개최국 대표 자격으로 발언에 나선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최고의 찬사를 동원해 반 총장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줬다. 라이스 대사는 “어느 누구도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가 어떤지 반 총장보다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미국 정부는 반 총장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리 없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도자"라고 반 총장을 평가한 라이스 대사는 “코트디부아르와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그가 보여준 모습은 평화와 안보의 챔피언이었다"고 극찬했다.

반 총장의 연임을 축하하려고 한국에서 날아온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반 총장에 대한 유엔 회원국의 아낌없는 지지에 대해 “한국민을 대신해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김 장관은 “한국 외교가에서 반 총장은 ‘전설'"이라며 “지난 4년 6개월 동안의 성공은 반 총장의 능력과 헌신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성도 뒷받침했다"며 반 총장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뛰어난 외교관으로 소개했다.

그는 “한국도 반 총장이 강력한 유엔과 더 살기 좋은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 하겠다."고 유엔 회원국들의 지지에 화답했다. 김 장관의 발언이 끝나고 총회 의장의 호명에 따라 지역 대표와 총회 주최국 대표, 안보리 의장 등 유엔 기구 대표들이 회의장 연단으로 나오자 반 총장은 다시 한 번 유엔 헌장 원본에 손을 얹고 유엔 사무총장직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반 총장은 중책을 다시 맡은 탓인지 선서를 하며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선서가 끝나고 나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며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한 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연임 확정의 기쁨보다 추가된 5년 임기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헌신과 에너지를 다해 노력 하겠다."며 “함께 하면 어려움과 불가능은 없다"고 회원국의 협력을 당부했다. 반 총장은 인사를 끝내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 등으로 감사하다고 말해 회원국들로부터 큰 박수를 다시 이끌어냈고 북한 대표들도 박수를 보냈다.

 

유엔의 역할은 선도.. 합심된 노력 필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이날 오후 3시에 개최된 총회에서 넬슨 메소네 안보리 의장이 반 총장의 연임 추천 결의안을 제안한 뒤 조지프 데이스 유엔총회 의장이 반 총장 재선 안건을 공식 상정하자 192개 전 회원국 대표들이 박수로 통과시켰다. 경쟁자도 없었고, 표결도 없었다. 그야말로 만장일치였다. 사상 첫 한국인 유엔 수장이 ‘동양적 리더십'을 인정받아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로 5년 연임이 확정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1946년 유엔 창설 후 8번째 사무총장인 반 총장의 첫 5년 임기는 올해 12월 말로 끝나며, 2기 반기문 체제는 내년 1월 1일 출범해 2016년 말에 종료된다. 반 총장은 연임이 확정된 뒤 회원국 대표들의 기립박수 속에 회의장에 입장했고, 전체 회원국을 대표하는 5개 지역그룹 대표들의 지지와 찬사 연설을 들은 뒤 유엔 헌장에 손을 얹고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선서했다.

반 총장은 수락연설에서 “유엔의 역할은 선도하는 것"이라면서 “미래를 바라볼 때 우리는 결정적이고 합심된 행동의 명령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작만으로는 안 된다. 결과를 주어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결과,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결과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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