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이재홍 서울시지부 광진구지회장

이학성 기자 2011. 5. 30. 13:02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이재홍 서울시지부 광진구지회장 (전 서울특별시의원)

 

 

“충성했던 내 조국이 푸대접...

국가의 뒤안길에서 질병과 ‘死鬪’”

지난 2009년 참전자 사기함양과 위상제고 차원 현충원에 ‘참전기념비’ 건립

 

 

 지난 1964년 5월9일 미국정부는 대한민국에 월남전파병을 최초로 요청했고, 1964년 7월 베트남정부의 정식요청과 함께 1964년 7월 31일 국회에서 파병 안이 가결돼, 근대 역사이후 처음으로 해외파병을 했다. 파월 동기는 정치적으로 월남 공산화 억제와 자유 수호를 위한 공동, 방위체제 준수와 1960년 6월25일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운 16개국에 대한 보답뿐만 아니라, 국제적 위상확립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서였다.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적 상채는 세계 최하위 극빈국가로서 기업의 해외진출은 생각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한국군 월남파병을 계기로 인한 파병기간 중에만 약 10억 달러라는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이 엄청난 달러는 1964년 7월8일~1973년 3월23일까지 장장 8년8개월이라는 기간 동안에 약 31만 2,853명의 국군장병이 참전을 통해 벌어들인 액수다. 월남전에 파병되어 고엽제 피해를 당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이재홍 서울시지부 광진구지회장(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고엽제살포로 인한 전우회의 상황과 국가 및 사회단체 지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3만 고엽제 피해자 암, 당뇨 등에 시달려

 월남 전쟁 중에 5,000명의 한국군 전사자와 10,000명의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무엇보다 맹독성의 화학약제인 고엽제[고엽제] 피해로 무려 13만 명의 환자가 현재까지도 병상에서 신음하고 있다. 고엽제[枯葉劑 l 오렌지 다이옥신 l defoliant]란 정글속의 나무를 고사시키기 위해 살포한 제초제로서, 미군이 베트남전 당시 사용했던 ‘에이전트 오렌지’가 유명하다. 베트남 전쟁에서 살포된 고엽제에는 다이옥신이라는 화학적 독성물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불과 0.15g만으로도 사망하며, 그 독성은 청산가리의 1만 배, 비소의 3,000배에 달하는 맹독성을 가진 독극물이다.

이재홍 회장은 “문제는 이 독극물질은 한번 흡입을 하면 분해가 안 되어, 체내 축적기간이 10년~25년이 지나도 각종 암과 당뇨, 신경계의 손상을 일으키며, 기형아 출산과 독성이 유전되어 2세에게도 내려간다는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고엽제로 인한 십 수만 명의 월남참전 군인들이 악성 질병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으며, 현재 고엽제 생산업체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며 전우 회원들의 고통에 대해 상황을 설명했다.

 

 

매년 200여명 사망... 죽음과 ‘제2의 사투’

 하지만 대한민국은 월남파병이라는 국가적 특수에 힘입어,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국가경제발전의 초석과 눈부신 성장을 다지는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이렇듯 현재에도 다이옥신이 들어있는 고엽제 피해를 본 파병군인들의 복지와 예산지원을 위한 저희 고엽제전우회는 30년 동안 고엽제 난치병이라는 병마에 시달리며, 밤에는 환청과 전쟁공포증으로 시달리며, 정부의 확고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본인이 직접 월남전에 참전해 고엽제 피해를 받았던 장사자여서 누구보다 그 고통과 후유증을 잘 안다.

이 회장은 “저희 13만 여명 고엽제 전우들은 매년 보훈병원에서 지금도 200여씩 생을 마감하고 있는 실정이며, 월남전 종전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전쟁이 아닌 또 하나의 전쟁인 ‘죽음’과 제2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국가경제발전도 없었을 것이며, 오늘날 세계 12번째의 경제대국으로의 성장도 없었을 것입니다.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던 전쟁영웅들이 내 조국에서 제대로 된 대접 한번 못 받고, 이제 세월이 흘러 국민들의 뇌리에서도 잊혀저 가고 있으며, 국가의 뒤안길에서 고엽제 질병과 ‘사투’를 벌이며 지금도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인터뷰 -

 

2009년 월남참전기념비를 건립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월남전에 참전했던 전우들을 위해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단지 제가 앞장섰을 뿐입니다. 제가 서울시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생각한 것이 3가지가 있어요. 첫째, 서울시 행정업무 파악과 둘째 낙후된 광진구 발전기여, 마지막으로 베트남 참전 기념비 건립이었습니다.

베트남 참전 기념비 건립은 서울특별시 발족 이후로 처음이었는데, 예산 편성은 됐는데 어느 국에서 예산 집행을 하는지 조차 잘 몰라서 알아본 결과, 지난 2006년 12월 예산결산 위원회에서 아예 제가 건립발의안을 상정했습니다. 월남참전 전우들의 최대 염원인 참전기념비건립 건의와 당위성을 설명하고, 1960년대 대한민국은 보릿고개를 벗어나지 못한 후진국으로 국민소득이 불과 104달러에 국가 1년 예산 389억 달러에 불과한 시절, 조국의 명을 받아 정글 속에서 피와 땀을 흘리며 싸우길 8년 8개월간 사상자만 5,000명, 부상자 1만5천여 명이라는 고귀한 젊은 영령들의 피 값으로 10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이 돈으로 산업경제와 자주국방 등 조국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값진 외화인 것입니다. 또한 국민들에게 알려야하는 ‘고엽제(오렌지 다이옥신)’로 인한 질병으로 전우들 중에는 가정파탄과 자살로 매년 100여명의 전우들이 운명을 달리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갈 곳도 하소연 할 곳도 없이, 한 많은 영혼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서울특별시의회 차원에서 기념비 건립을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지난 2009년 현충원에 건립을 했습니다.”

 

 

대한민국고엽제 전우회 광진구지회장으로서 봉사활동은

 “지난 2000년 9월 23일 광진구지회 지회장으로 명을 받고 보니, 고엽제 전우들이 잘사는 전우보다 처지가 어려운 전우가 너무 많았어요. 늙고 병들어 어려움은 가중되니 하나의 무거운 멍에였다. 그렇지만 ‘봉사’와 ‘열정’을 다해 정영섭 광진구청장님, 김분란 도시기획국장님께 도움을 청하여, 어려운 전우에게 일자리 창출을 요청했죠. 직업을 주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 생각하고, 약 9년간 219명의 전우들에게 참생활을 찾아주고, 또 독지가의 도움으로 6명의 중증고엽제 환자에게 한 달에 5만원씩을 지급, 1년이면 360만원, 9년이면 3천2백40여만 원을 드리고, 라면만 1년에 200상자 9년간 1800상자, 쌀 1500포를 지급하고, 고엽제 전우와 먼저 간 전우의 미망인에게 나누어 주었어요. 한편 불우이웃돕기와 전우회는 환경캠페인운동도 하고 있죠. 삼천리금수강산(아차산) 깨끗이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캐치프레이 하에 봄, 가을이면 아차산, 뚝섬, 중랑천을 돌아가며 소리 소문 없이 9년 동안 100여 톤 이상의 쓰레기 수거를 했고, 우범지역 방범활동, 전우 장례비지원, 수능시험일 수험생 긴급후송, 승용차 요일제 지키기 홍보활동, 쾌적한 친환경 조성운동, 명예환경감시단 활동을 위한 교수 초빙 강연, 아차산 산불예방 활동 및 홍보 캠페인 등 이 몸이 살아서 움직이는 한 지속적인 활동을 할 것입니다.”

 

 

고엽제 전우회를 이끌어 오면서 힘들었던 일은

 “특별히 힘든 일이나 괴로운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제일 슬픈 일은 9년간 지회를 이끌면서 그사이에 7명의 전우들이 생을 달리했을 때죠. 보훈병원 영안실에서 3일간 장례 준비하는 동안, 국가가 준 것은 ‘관’과 ‘태극기’였을 뿐이다. 대전 화장장에서 화장을 하고 국가유공자면 대전국립묘지에 참전유공자면 임실 영천 호국묘지에 안장하고 돌아올 때, 같이 간 전우들은 모두가 눈물을 뿌리고 돌아온 일이 제일 가슴 아팠다.”

 

 

광진구 지역 봉사활동으로 수상을 했다던데요

 “좀 쑥스럽지만 몇 군데서 상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지요. 지난 2005년 5월 25일에 ‘광진 구민 봉사대상’을 수상했고, 2006년 ‘올해의 아름다운 10인(스포츠한국)’에도 선정되었다. 2008년 12월 19일에 ‘광역의회 자치대상(봉사부분)’과 최근 2009년 6월 보훈의 달에 국민포장(15234)을 수여 받은 바 있죠. 이 모든 것은 지역주민과 고엽제 전우들의 고생덕택입니다. 저는 살아서 움직이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열심히 남을 위해 봉사를 다 할 것이며 가난하고 병든 이웃과 전우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취재 이학성 기자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광진구지회가 주체되어 광진구 아차산 주변을 환경 정리 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우측 2번째, 이재홍 회장)

 

                                         월남참전기념비 제막식 이후 기념촬영 현장 모습(좌측에서 7번째 이재홍 시의원,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월남참전기념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