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양문화연구소 서정기 소장

이학성 기자 2014. 2. 28. 11:35

 

 

 

 

"성균관 국민정신 계몽의 성지로.."

 

5령설(五靈說)과 도통론(道統論)을 펼쳐 유림의 자존심을 회복시킨다.

 

 

                                                               성균관장(成均館長)에 출마한

                                                     유학자 서정기(徐正淇) 선생

 

고려 충렬왕(1289년) 최고 교육기관인 국자감의 이름이 성균관으로 바뀌면서, 조선시대를 거쳐 당대 최고의 교육기관이자 유학 이념의 본산으로 자리 매김 한곳이다. 이후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대성전(大成殿), 명륜당(明倫堂), 도서관인 존경각(尊經閣)등이 지어지며 현재의 성균관의 모습을 갖추었고, 과거제도중 초시의 합격생인 진사시와 생원시에 합격한 유생들에게 입학의 기회를 주었다고 전한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 교육의 역할을 빼앗기다 시피된후, 유림(儒林)에 의해 성균관대학교의 설립을 통해 이후의 유학과 교육기관으로서 명맥을 이어나가게 된다. 최근 성균관 하면,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을 통해 아름다운 드라마로도 각색이 되었지만, 지방곳곳에 있는 향교들과 더불어 유학정신을 계승하는 곳으로 각인되어 있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자리한 현재의 국립대학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성균관에 대하여 들리는 말이 많다. (전) 성균관장의 독직 사건으로 유림이 침체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때에 5령설(五靈說)과 도통론(道統論)을 펼치고 있는 동양문화연구소 서정기 소장에게 유도(儒道) 부흥의 대책을 묻고, 한국 유교 중흥의 희망을 찾아본다.

 

  -동양문화연구소 서정기 소장 interview-

Q: 최근까지 여러 강연회와 모임에서 5령(五靈)과 도통(道統)을 강조하셨는데, 매우 참신한 소식입니다. 선생님의 이력을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저는 1967년에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양문화연구소에서 줄곧 경전을 강의하며, 새 시대를 위하여 5경(시경, 서경, 주역, 예기, 춘추)과 5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 예운)를 새롭게 주석하여 펴냈습니다. 그리고 한국청년유도회와 민중유교연합을 창립하고, 유교진흥대책위원회와 성균관정화·재건대책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유교 진흥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으며, 전국 유림과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예절보급운동과 도덕부흥을 설파해 왔습니다.

 

Q: 평생을 성균관과 인연해서 학술연구와 예절보급과 도덕부흥 운동을 하셨는데 성균관은 어떤 곳인지 말씀해주세요.

A: 태학지(太學志)라는 책에 보면 성균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록이 자세히 나옵니다. 태학이라는 말은 국가의 최고 학문기관으로 성균관의 시원을 기록상 3국시대인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에 두고 있습니다. 성균관에는 크게 나누어 대성전(大成殿)과 명륜당(明倫堂)의 두 기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성전에는 요순시대의 도통을 계승하여 기존의 사상과 철학을 집대성 한 공자님의 위패를 비롯하여 39위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매년 춘추로 석전(釋奠)을 봉행하여 왔고, 명륜당에서는 전국 향교 서원 등에서 학술연마를 한 선비를 선발하여 인재 양성에 힘썼고, 과거시험을 보아 조정에 진출하여 국가의 동량이 배출 됐던 곳입니다.

지금에는 명륜당의 교육기능은 성균관대학교로 변모하여 세계의 대학으로 발전 중에 있고, 대성전은 문묘(文廟)의 석전 기능을 유지하면서 전국의 1천만 유림이 234개 향교와 더불어 유교의 총본산으로 거듭나서 도덕성 회복운동과 예절부흥운동의 중심지가 되고 있습니다.

 

Q: 도통(道統)이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A: 저는 도통과 관련하여 《도학통론》,《도덕학의 근원탐색》등 여러 책을 냈지만, 이를 주제로 한 강연은 지난해 11월 15일에 경기도 양근향교(전교 민영근)에서 행한 바 있는데, 이는 학통(學統)에 앞서서 반드시 이어가야 할 도덕적 가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통은 공자, 맹자 등 성인(聖人)에서 발현되어, 우리나라 조선조에는 포은 정몽주, 정암 조광조, 퇴계 이황, 율곡 이이, 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 선생 등 여러 현인(賢人)에 의해 계승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서양학문을 받아들인 이래 그저 학통에만 매달리면서 도덕(道德)을 등한시하여 윤리가 땅에 떨어지는 지경입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문제의 근원입니다. 물론, 학문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 근본을 잃고 있다는 자성(自省)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지요. 논리만 따지지, 윤리가 없으며, 공부만 하지 실천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만세종사(萬世宗師)인 공자의 사상을 배워서 도통을 깨우치면, 바로 대통(大統)의 길이 열림으로써 대동세계(大同世界)로 나아갈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Q: 현재의 한국 유교를 어떻게 보십니까?

A: 유교는 우리 민족문화의 근본입니다. 태극기 문양이나, 지폐에 있는 여러 선현들의 모습,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 지금 세계 속에 흐르는 한류(韓流) 문화, 이런 것들이 모두 동방예의로 빛나는 유교문화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 후 30년이 지난 지금, 유교사상을 더욱더 천명해 나가고 있는데,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에서는 오히려 성균관의 독점사유화로 유림이 자포자기한 듯하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유림이 모이는 성균관, 향교, 서원부터 제 역할을 찾고 예의염치를 지켜야, 한국 유교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전통과 국민의 심성에 남아있는 유교의 가치가 다시 현실에서 살아나도록 해야 합니다.

 

Q: 3월 13일에 있을 성균관장 선거에 출마하신 걸로 아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6백년 성균관을 수선지지(首善之地)라고 부릅니다. 선비들이 모여 있으니 국가의 원기(元氣)가 모인 곳이지요. 그런데, 지난해 유림의 수장인 성균관장이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부끄럽고 한심스러워서 어디 가서 유림이라고 말을 꺼낼 수 없습니다. 이제는 이 부패의 고리를 단절시키고, 올바른 제도와 기풍을 정착시킴으로써, 성균관이 국민의 신망을 받는 존엄한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겠습니다.

 

Q: 당선되면 어떤 포부를 실천할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요?

A: 제가 실천하고자 하는 공약으로는, 공부자 탄강일의 공휴일 제정 청원, 선비정신 고양과 도덕 부흥을 위한 사회운동 전개, 성균관 재정 등 그 운영 내용의 투명한 공개 등이 있습니다. 당선이 되면, 반드시 성균관의 풍토를 쇄신하고, 유림의 자존심을 회복시키며, 유교의 위상을 도약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진정한 선비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대동화합의 광장을 활짝 열어 도덕선양의 길로 총진군할 것입니다. 민족 성균관의 6백년 전통을 계승하여, 전국 234개 향교와 더불어 새롭게 발전함으로써 국민정신을 계몽하는 성지(聖地)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이학성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