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메트로 노동조합 정연수 제16대 위원장

이학성 기자 2010. 3. 17. 16:15

 

 

 

인터뷰 ㅣ 제3의 국민친화적 '희망연대' 3월 출범... 서울메트로 노동조합 정연수 제16대 위원장 

 

 

"선진 노사문화와 상생 노사관계 정립시킬 터"

 

                                                                                     국민 섬김, 사회 환원에 주력...

            年10억 조성해 불우이웃 위해 봉사군림하던 노조에서 봉사하는 노조로 변신...‘민노총’ 탈퇴 재추진

 

 지난 3월4일 전격적으로 출범한 '희망연대'는 기존 민주노총의 투쟁적인 노동운동 방식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을 진정으로 섬기며, 한국노총 및 민주노총과는 전혀 다른 제3의 노동문화 운동을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탄생했다. 여기에는 울산 현대중공업 노조 등 전국 40여개 노조 위원장과 집행 간부 120여명이 집결해 지난 3일~5일까지 충북 충주시 수안보 서울시공무원수련원에서 '새희망 노동연대(희망연대)'를 공식 출범시켰다. 희망연대에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KT, 서울메트로 노조와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 서울시공무원노조, 전국공무원노조총연맹 등 굵직한 40여개 노조원 12만여 명이 참여해 기존 이데올로기적인 틀을 깨고 새로운 노동문화를 기치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동운동, 투쟁보다 정책 및 공익노조 지향,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노조를 천명하고, 오는 노동절(May Day)인 5월1일을 기점으로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사회봉사 활동을 펼쳐 투쟁보다 화합, 상생을 모토로 사회 저변의 불우이웃에 사랑을 나누는 섬기는 노동조합이다.

 

국민 염증 좌파적 투쟁문화 탈피 노동자 권익 추구

 정연수 위원장은 "희망연대는 무엇보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동운동'과 '투쟁보다 정책·공익 노조 지향',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노조'가 핵심 근간입니다. 대한민국의 '새 희망 노동연대'는 식상한 정치투쟁의 걸어 온 민주노총과는 전혀 질적으로 다른 노동단체입니다."고 밝히고 "과거 우리나라의 노동현상은 1980년대 말 주체사상이 난무하고, 시대착오적이고 망상적인 좌파이념이 뿌리 깊이 사회저변에 방어벽조차 없이 침투해온 이유로, 노동운동하면 폭력과 반자본주의적 기업가 타도로 흘러 왔습니다. 민노총이 바로 대표적인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반정부적 집단화로 노동자 권익과 전혀 관계도 없는 정치적 구호를 내걸고 쇠파이프와 화염병이 난무하는 ’붉은‘ 거리투쟁으로 일관해 국민이 이제 등을 돌린 상태입니다."며 현재 노동문화 실태를 지적한다. 

 

투쟁적 노조문화 유전자 고리 끊고 ‘상생-복지’ 선언

 정 위원장은 이어서 “또한 민노총의 부패와 도덕성 상실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지요. 과거 독재정권 당시의 투쟁방식을 고수하며, 시대착오적 낡은 이념과 투쟁 노동운동에 부패한 집단임이 드러난 만큼, 새 희망 노동연대가 결의한대로 새로운 노조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한국노총이나 민노총과 경쟁하는 제3의 노총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새 희망 노동운동이 이제는 쇠파이프나 각목을 잘라 버리는 수준을 넘어서 잘못된 노조문화의 전통과 유전자를 바꾸는 작업으로 이어져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새 희망 노동연대가 법질서를 존중하고 노사상생의 노조문화를 선도해 새로운 노조문화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국가-사회’ 통합 주체로 건강한 노동운동 지양

 서울지하철노조는 지난 1월 21~23일까지 강경노선의 김경도 후보와 중도합리노선의 정연수 후보 간 투표에서 14대 위원장이었던 정연수 후보가 53.38%의 과반수를 넘는 4,290표를 얻어 제16대 위원장으로 재선됐다.   정연수 위원장은 재임 취임사에서 “최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세계 금융 위기와 환율급등 등으로 중국수출 감소와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로 인해 현재 국가 경제는 IMF 때보다 더 어렵습니다. 이러한 대내외적 여건들로 경제현실과 사회적 통합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희망연대는 건강한 국가, 사회 통합의 주체로서 한국 노동운동 문화형성에 있어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 나갈 것 입니다.”고 취임 일성(一聲)을 밝힌 바 있다.

 

조합원 눈 높이 맞춘 ‘행복한 일터’ 운동 정착

 정 위원장은 “세계 어느 선진국도 노동과 자본의 공유 없이 선진국가가 된 역사가 없습니다. 이미 1944 독일 경제학자 브렌타노(Brentano)는 “노동이 없는 자본은 존재할 수 없고, 자본이 없는 노동 또한 존재할 수 없다.” 고 설파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국민을 배제한 당리당략과 공천 충성으로 얼룩진 정당정치와 공무원 노조에 대한 정부 관료의 노동조합 이해부족, 기업과 자본가가 대립적 노사관계를 축으로 노동자 폄하와 노조를 부정하는 사회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이제 노동운동은 소수 구위 지도부 위주의 억압적인 교육과 지시, 통제하는 구시대적 이념의 볼모가 아니라, 조합원의 뜻을 받들고 현장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보람되고 즐거운 일터로서 행복을 추구하는 운동으로 변화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이제 노동자가 기업주에 종속된 월급의 노예가 아니라, 기업과 사회의 주인으로서 역할과 사명을 다하는 주인의식으로서, 노동운동문화를 바꿔 나 갈 것입니다. 소비자와 시민들과 갈등하고 반목하는 노동운동이 아닌, 소비자와 시민을 섬기며 봉사하는 노동운동으로 대전환하고, 그야 말로 이시대의 노동운동은 국가발전과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부정적 세력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으며 국가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감당하는 21세기 선진국 진입을 향해 국민적 에너지로 결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며 선진노동문화와 국가통합을 위해 노조가 주체가 되어 국민을 섬기고 행복한 노동자를 위한 단체로 운영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지역 ‘사랑과 섬김’... 노숙자 무료급식 등 발 벗고 나서

 21세기 대한민국의 희망과 복지를 향해 출범한 ‘희망연대’가 강경일변도의 정치투쟁 노선을 버리고 국민과 조합원을 ‘섬기는 노조’가 되겠다고 천명한 서울지하철노조가 나아가야 할 길을 ‘사회봉사’만이 노조의 중요한 활동이며 노조 영역 권으로 끌어안았다.

정연수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이 사회의 ’착한 사마리아인‘이다. 보이지 않게 이웃을 찾아 돕는 일이 그의 업이라면 ’천업(天業)‘이다. 때로는 서울역 노숙자들을 위한 급식 봉사와 독거노인을 찾아 연탄배달을 하며, 어려운 소년소녀가장에게는 든든한 어버이요 형님처럼 이들 삶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빛과 소금이 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예전엔 노조파업이 끝날 때마다, 파업운동 참여가 미온적이란 이유로 조합원 수백 명을 조합에서 징계하곤 했다."고 말하고 "이렇듯 독선적이고 군림하는 노조문화에서 이제는 노조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는 시대가 왔습니다. 과거에는 조합원이 노조 간부를 군대처럼 두려워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억 한다.

사실 '1987년 구(舊) 체제' 시절 주역이었던 서울지하철노조가 지금은 '2010년 신(新) 체제'의 노동운동문화 선두주자로 변했다. 비효율적 비생산적인 정치 이념적 투쟁 노선을 버리고, 국민과 조합원을 주인으로 섬기고 사회에 봉사하는 ‘애국애민(愛國愛民)’의 새로운 노동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가 24년 전인 1987년 당시 노조 결성 후, 12번의 지하철파업을 통해 1천만 서울시민들에게 '파업철'이란 오명을 오랫동안 들어 왔었다. 설상가상으로 1995년 민주노총 결성에도 서울지하철노조가 핵심적, 주도적 역할을 했었던 대표적인 강성노조단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정연수 위원장 취임 이후, 서울지하철노조는 합리적 노동운동의 주도세력으로 말을 갈아 탔다. 정 위원장은 "민노총을 만들 땐, 나 역시도 주도적으로 참여 했었다. 하지만 이제 낡고 더러워진 옷은 벗어 던지고 새 옷을 입어야 할 때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채 이념적·정치적 투쟁을 고집하는 민노총으로는 진정 노동자들을 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사회봉사하는 노조, 기업의 주인의식 전문성 추구

 정 위원장은 무엇보다 주인인 조합원의 복리향상과 후생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는 한편, 실제 이러한 일을 다듬기 위해 서울지하철노조는 2009녀 2월 서울시와 노사정(勞社政) 3자간 평화선언을 했고, 이후 4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내는데 앞장섰다. 그는 급기야 작년 12월에 민노총 탈퇴를 위해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해 진정으로 올바른 방향타를 잡기위해 시도를 했지만, 아직 시기상조임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정 위원장은 "민노총 탈퇴 투표가 부결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였어요. 그 때문에 실망감이 매우 컸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상생과 협력의 노동운동 외에 다른 길은 없다는 게 제 신념입니다. 작년 12월 이후로 민노총에 맹비(盟費·조합비)를 내지 않고 있어요. 희망연대는 이들과는 분명 노선이 완전히 다르며 실질적으로 희망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향후 좀 더 시간을 갖고 민노총 탈퇴를 재추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눈빛은 이미 희망의 산지를 넘어섰다.

정 위원장은 "여담이지만, 강성노조의 대명사였던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이 이제 사회에 봉사하는 노조, 기업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전문성을 추구하는 변화된 모습을 들려주면 주위에서 반응이 좋고 재미있어들 합니다."며 웃으며 말한다.

 

년 10억 조성 노숙자·장애인·불우청소년 장학금 사용

 과거 노조건물하면 투쟁구호와 포스터가 난무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서울메트로노조 건물 곳곳에는 이러한 것을 찾아 볼 수 없다. 변화된 지하철노조의 사회봉사활동 사진들이 한쪽 벽면에 빽빽이 차 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지난해에 노조 예산 중 1억 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운용했다.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로부터 기금을 매월 갹출하는 월 1만원씩을 모아서 매년 10억 원을 조성한다. 이 돈은 모두 우리 사회의 어려운 노숙자·장애인·불우청소년 장학금 등으로 지원되는 소중한 생명의 기금이다.

투쟁에서 벗어나 이제 지하철노조 간부들은 매월 정기적으로 한 번씩 서울역으로 노숙자를 위한 무료급식 봉사활동 지원을 나간다. 또한 노조가 사회공헌기금으로 마련한 쌀과 겨울코트 등을 서울역 천막교회 봉사단체인 '해 뜨는 마을'에 전달하고 함께 급식봉사도 정겹게 나눈다.

정 위원장은 "노조가 오로지 자기 것만 챙기려는 못된 습성을 벗고,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고 거듭나지 않는다면, 설 명분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투쟁에 앞장섰던 저희 조합원들이 깊이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21세기는 국민을 섬기고 이웃을 돕는 노조가 이 시대의 세계적 대세이고, 바로 그것이 서울지하철노조가 추구하는 ‘뉴 레이버 무브먼트(New Labour Movement)', 즉 새로운 노동운동“임을 강조한다.

 

KT노조 고교생 210명에 졸업까지 등록금전액 지원

 국민의 사랑받는 미래 노동운동의 희망인 ‘새 희망 노동연대’는 파업과 과격한 투쟁 모습부터 떠올리는 국민들에겐 신선한 충격이다. KT노조도 HOST를 캐치프레이즈로 ‘화합 · 창조 · 나눔 · 투명’을 뜻하는 영어 이니셜을 따 사회적 책무를 다 한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취약계층 고교생 210명을 뽑아 졸업 때까지 등록금을 지원키로 하고, 연 4억 원의 장학금을 조합비와 회사기부금으로 지원한다.

소년소녀 가장 60명, 형편이 어려운 비정규직 50명에게도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우리 사회 곳곳에 산재한 소외계층에까지 사랑의 나눔을 펼치는 노동운동이 정착단계에 와 있다.

 

노동자를 섬기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노동운동

 지난 3월 희망연대가 새 출발하면서 화합과 상생의 노조문화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희망연대가 추구하는 노동운동은 한마디로 ‘노동자를 섬기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취지문을 채택한 것도 출발선부터 선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 신뢰받는 노동운동과 정책 · 공익노조 지향,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노조로 거듭날 것 등을 결의하는 한편, 민노총이나 한노총과는 차별화된 제3의 노동운동을 이끌어 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KT 서울메트로 등 40여개 노조로 출범했지만, 현재에도 노조가입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 이를 잘 말해준다. 향후 한국 노동운동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 분명하며, 머지않아 한국을 대표하는 ‘제3의 노총’으로 발전하며 노동계 판도를 뒤 바꿀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노원구 관내 5개지구 불우시설에 2천만원 쾌척

 서울 메트로 노동조합은 사회봉사를 근간으로 한다. 정연수 위원장은 사회봉사자요 리더로서 항상 그늘지고 소외된 계층을 찾아 나눔을 실천하는 숨은 일꾼이기도 하다.

정 위원장은 관내지역인 노원구 이노근 구청장을 찾아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지역 내 5개 사회복지시설과 불우이웃 돕기 기금으로 2,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감사표시로 노원구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정연수 위원장은, 과거 한강시민공원에서 개최된 ‘서울메트로 건강 마라톤 대회’ 행사참가비 중 일부 기금을 거둬, 중랑구 등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하는 천사다.

그는 늘 “지하철 이용 고객인 시민들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 조합원들의 몫이요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적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노근 구청장도 “회사 이익과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에도 바쁠 텐데 관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까지 전달해 줘,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소중하게 쓸 것”이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서울메트로 노동조합은 해마다 재해 지역을 방문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강원도 평창 수해지역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돕는 등 희망연대의 발걸음은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하다.

 

 Spot Interview l 서울메트로노동조합 정연수 위원장 - 민주노총을 탈퇴해야 하는 당위성은 무엇인가

 “과거 80년대식 투쟁을 위한 투쟁, 지도부만 영웅이 되고 조합원이 모든 피해를 떠안는 모순적인 투쟁은 이제 더 이상 무의미한 시대다. 삐뚤어진 낡은 이데올로기적 사고에 사로잡힌 소모전만으로는 노동 현장의 고통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 1987년 민주노총 설립을 서울지하철노조가 주도했었다

 “현재의 민주노총은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일자리가 없고 심각한 경영위기에 봉착한 사업장에 오히려 파업을 강요하고, 단위 사업장의 현실에 맞춘 협상을 어용이라고 몰아붙이며 조합원을 징계하는 낡은 행태는 노사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 집단을 파괴하려는 선동성이 더 강하다.”

 

- 국가 공기업 노조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뜨겁다

 “지하철노조가 민주노총의 선봉에서 대정부 투쟁을 하면 할수록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다. 정부는 여론을 등에 업고 지하철 구조조정과 아웃소싱에 착수할 것이다. 얼마 전 철도노조 파업 때 싸늘했던 국민 여론을 생생히 기억한다.” “투쟁 외에 아무런 힘이 없던 때는 거리로 나서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였고, 지지도 받았다. ‘87년 이후 20여 년간 노동계 선배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이제 사회의 한 주체가 됐다. 참여를 통해 의견을 반영하고 제도를 바꿀 힘도 생겼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관성대로 투쟁만 고집해선 국민과 가까워질 수 없다.”

 

- 앞으로 어떤 노조활동을 펼칠 계획인가

 “아다시피, 한국 노조에는 기업에 대한 주인 정신, 노조 내부의 도덕성, 사회에 대한 봉사, 이 세 가지가 결여 되어 있다. 앞으로 이러한 폐단을 도려내고 대수술을 거쳐 새로운 노조문화를 이룩해 나갈 것입니다. 너무나 길고 긴 세월동안 변화의 바람 없이, 노동계는 자본주의 핵심요소인 생산·효율·경쟁을 철저히 외면해 왔다. 노조도 이제는 이념의 탈을 벗고 순수히 이를 인정해야만 한다. 내 나라, 내 집, 내 기업이 잘서야 노조도 사는 시대인 만큼, 서로 합심하고 잘 살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때다. 그것이 노조가 기업의 주인이 되는 방법이며 지름길이라 봅니다.”

 

-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평가 한다면

 “미국의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서 살펴보면, 교육투자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다. 국민의 교육수준이나 교육열은 세계에서 따라 올 나라가 없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오죽하면 한국의 교육을 배워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잖습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 노사관계 보고 항목을 들여다보면, 전 세계 133개 국가 중 131위로서 거의 꼴찌수준이나 다름없는 성적표를 받고 있음은 개탄스러울 지경입니다. 더 이상 작은 우물 안에서 서로 손해 보는 몽니(夢泥)만 부릴 게 아니라, 어떤 운동이 생산적이고 조합원에게 진정한 행복을 주는지 함께 고민할 것이며, 21세기 첨단시대 노동 현장에서 18세기 낡은 방식의 노동운동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 향후 노조가 갈 길과 시민과의 교감은

 조합원 65%가 노조운동에 일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찬성 했습니다. 이같은 찬성률은 처음입니다. 이는 시대가  변했고 국민들이 더 이상은 파업을 용인하지 않는 시각이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일전에 노조 운동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응답자 4,600명 조합원 중 81%가 ‘시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런 분위기였는데 1997년경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먼저 칼을 뺀 것입니다. 1999년 행자부가 서울지하철 직원 3,443명 감원을 예고하면서 9일간 파업을 벌였습니다. 서울시와 사측은 시민을 볼모로한 파업은 불리함을 강조하며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맞대응 하는 등, 크고 작은 노사갈등도 없잖아 있었습니다만, 노조도 서민의 발인 지하철을 볼모로 하지 말고, 국가경제에 막중한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과 공공노조가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으므로 신뢰받는 노조로 향할 것입니다.

 

- 2010 올해 노조운영 방침과 과제는

 무엇보다 노조내 화합과 단결이 우선입니다. 내부 결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서로의 신념과 철학을 인정하고 상생 협력하는 노조문화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또한 사측과도 해묵은 관계도 시급히 풀고, 경영진과 보다 탄력적이고 합리적인 지하철 경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사고방식이나 경영기법이 경직돼 있어 노조를 건강한 경영파트너라는 생각이 너무 없고 전근대적입니다. 상생협력하려하는 노조를 서울시와 정부는 서울메트로가 제 역할을 찾아 가도록 여건조성을 해야 합니다. 적자 지하철을 방관만 하지 말고 근본적 문제를 서로 풀어 갈 때만이 국민이 신뢰의 박수를 칠 것입니다.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최선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서울지하철을 만들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취재 ㅣ 이학성 기자 

                                                                                                                                

■  정연수 서울지하철노조 제16대 위원장 프로필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수료    -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수료    - 1981년  5월 서울지하철 운영사업소 입사    - 1987년  8월 서울지하철 초대, 2대 법규부장    - 1993년 서울지하철노조 6, 7기 대의원, 운영위원    - 2000년 12월 서울지하철 노조 중앙 사무국장    - 2006년  4월 서울지하철노조 제14대 위원장     - 2006년  5월 전국지방공기업 노동조합 협의회 상임의장    - 2008년 12월 전국지방공기업 노동조합 연맹 지도위원    - 2009년 01월 서울지하철노조 제16대 위원장 당선(현) 

              서울시투자기관노동조합협의회 상임의장 

              서울시공공부분노동조합 공동의장

 

 

         서울메트로 노사 정연수 위원장(왼쪽)이 노원구 햇빛촌을 찾아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사랑의 연탄을 배달해 지역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2월 초 서울지하철노조 정연수 위원장(왼쪽)과 오세훈 시장이 함께 노사평화선언을 갖고 종로노인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무료급식 봉사로 나눔의 실천을 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사는 지난 2009년 3월 은평천사원을 찾아 신체부자유 장애우들을 위해 식사 제공과 위문품을 기증해 이들의 생활지원을 했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지난해 2009년 8월 서울시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보다 넒은 문화체험행사를 실시해 산 교육의 지평을 열었다.

 

          서울지하철노조가 지난 2007년 11월 서울시 의회와 우리은행 협찬으로 개최한 지하철 이용 시민 1만여명이 대거 참가한 건강마라톤대회 모습.

 

 

                           지난 2009년 9월 1일 공사 창립기념일을 맞아 서울메트로 노사는 전방 30사단 군부대 장병들을 위문행사를 가졌다.